'정치자금 의혹 +가정사 논란' 황보승희 의원, "탈당+총선 불출마"

황보승희 의원 "크나큰 심려를 끼쳐... 선당후사 정신으로 국민의힘 탈당"
가정폭력 사진 공개하며 여론전.. 불륜설 확산에 여론 악화되자 탈당 불출마 선택
당무감사 및 당 윤리위원회는 탈당으로 종결 처리

강 산 승인 2023.06.19 22:22 | 최종 수정 2023.08.23 15:58 의견 0
국민의힘 탈당, 총선 불출마를 선택한 황보승희 국회의원 [사진=연합뉴스]


[메가시티뉴스 강 산 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사생활 문제로 논란이 된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자진 탈당하고 내년 총선에도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형식은 자진 탈당이지만 연일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 지역 민심 이반이 우려되자 지도부 차원에서 조기 수습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황보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제 가정사와 경찰 수사 건으로 크나큰 심려를 끼쳐드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오늘부로 선당후사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년간 저를 키워주신 사랑하는 중구영도구 구민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며 "24년간의 당 생활을 통해 알게 된 훌륭한 분들과 대한민국의 상식과 공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배·동료 의원님들, 당원 동지들께 거듭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모든 것을 겸허히 내려놓고 저에 대한 모든 비난을 오롯이 내 탓으로 돌리며 더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겠다"며 "무엇보다 못난 부모의 일로 상처 입은 제 두 딸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 말 못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 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황보 의원은 의원직 사퇴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 놓아야 마땅하지만 저를 믿고 뽑아주신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혜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황보 의원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기초의원과 관계자들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황보 의원 전 남편으로부터 황보 의원에 돈을 준 이들의 이름과 액수가 기록된 명부를 입수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대해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만을 토대로 경찰이 1년 넘게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잇따라 동거남 A씨와 불륜설까지 제기되며 여론이 악화됐다.

동거남 A씨는 의원실 관용차와 보좌진, 사무실 경비 등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으며, A씨가 당내 인사들과 수차례 만났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부동산 개발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A씨가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부산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황보 의원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A씨가 의원실 관용차와 보좌진, 사무실 경비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조목조목 부인하면서 법적대응을 천명했다.

그는 전날에는 페이스북에 전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며 코피가 나고 신체에 멍이 든 사진을 공개했다. 전 남편이 탈당을 요구했고 응하지 않자 "거짓말과 공갈, 협박으로 사적 보복을 하고 있다"고는 주장도 내놨다.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불륜설 등 신변 문제까지 맞물려 잡음이 커지면서 당내에서 자진 탈당이나 총선 불출마 등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점증돼 왔다.

그런면에서 이번 자진탈당은 황보 의원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의 절충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보 의원 입장에서는 자진탈당을 할 경우 당무감사위 이후 있을 윤리위원회의 고강도 징계를 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황보 의원은 당장 오는 23일 당무감사위에 출석해 소명할 예정이었으나 탈당으로 당무감사는 무산됐다. 황보 의원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26일로 예정되 있던 당 윤리위원회 회의도 역시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보 의원의 탈당과 불출마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말에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본인이 고뇌 끝에 선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결정에 대해서 존중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에 대해 "일단 탈당해서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진행 중이던 당무감사는 사실상 종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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