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정부 '네타냐후' 반대, 10만명 시위 나서...

네타냐후 총리의 대법원 무력화 시도에 '독재자'선언하며 노동계 총파업

정 원 승인 2023.02.15 07:05 의견 0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작년 11월1일(현지시간) 총선이 끝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가시티뉴스 강산 기자]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극우 정부가 ‘대법원 무력화’를 위한 입법 절차에 돌입하자 수도 예루살렘에서 참가자 10만명이 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노동계는 총파업을 선언하고 예루살렘의 ‘크네세트(의회)’ 앞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으며, 현직 대통령과 야이르 라피드 직전 총리까지 ‘반(反)네타냐후’ 대열에 가담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 정권이 제출한 이른바 ‘사법 개혁’ 관련 법안들이 크네세트 헌법·법률·사법위원회 표결을 거쳐 본회의에 이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노동계가 총파업을 선언했으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까지 길거리로 나섰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시위의 발단은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의 TV 연설이었다. 그는 크네세트 본회의에 이 법안들이 상정되자 즉시 연설에 나서 “이 법안은 엄청난 헌법적, 사회적 위기를 몰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크네세트와 법원, 총리실 등이 있는 중심부 거리로 시위대가 조금씩 모이기 시작해 오후에 10만여명으로 불어났다.

하이파와 텔아비브, 골란고원에서 버스와 기차, 자동차를 타고 온 시민들은 ‘민주주의’ ‘자유’ ‘사법 독립’ 등을 촉구했다. 신문은 이스라엘 북부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시위대 차량 행렬이 4㎞나 됐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네타냐후의 사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배치해 ‘독재자’임을 풍자하는 팻말을 들기도 했다.

네타냐후 정부가 밀어붙이는 법안들은 이스라엘의 연성 헌법인 ‘기본법’에 반하는 의회의 입법을 대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막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의 장관 임명을 대법원이 반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야당 의원들은 법사위에서 여당이 이 법안을 처리하려 하자 ‘파시스트’ ‘반역자’라고 외치며 회의장 테이블에 올라가 저항했지만 경비원들에게 끌려 나갔다. 반네타냐후 진영을 이끄는 야당 지도자 라피드 전 총리는 NYT에 “우리는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 국민은 계속 거리로 나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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