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재보선,"'지혜의 민심' 향방에 '깜놀'은 누굴까...?"

전국 9개 선거구 4.5 재보선, 낮은 관심과 빗속 투표에도 '지혜로운 민심'의 향배 보여줘...
전주을 민주당 텃밭에서 '진보당' 강성희, 울산시교육감 '진보의 진격' 천창수, 창녕군수 '사실상 국힘' 성낙인...

칼럼니스트 정하룡 승인 2023.04.06 06:55 | 최종 수정 2023.04.06 10:59 의견 0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당의 텃밭 전주에 '진보당'의 깃발을 꽂은 강성희 국회의원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정하룡의 DIGITAL胡蝶夢] 5일 종일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국 5개 시도 9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4.5 재보선은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저조한 투표율임에도 놀라운 민심의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기반인 전주에서는 소수정당인 진보당 후보가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다. 또 영남지역인 울산에서는 진보교육감과 민주당 구의원이 탄생했다.

호남은 민주당을, 영남은 보수와 국민의힘을 거부한 민심이 내년 총선 민심으로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민심의 미묘한 변화의 풍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보수표 분열을 기대하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5재선거 후보 지원에 나섰던 경남 창녕군수 선거에서는 예상대로 사실상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전주을 재선거] 진보당 강성희 당선... 양강 대결 민주당 출신 임정엽 여유있게 꺾어

4.5 재보선에서 유일한 국회의원 선거 지역이었던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 텃밭인 전주에 ‘진보당’이 깃발을 꽂았다.

6일 새벽 개표가 완료된 결과 강 당선인은 39.07%(1만7천382표)를 얻어 32.11%(1만4천288표)에 그친 무소속 임정엽 후보를 제치고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데 따라 치러졌다. 민주당은 선거법 위반, 비리문제 등으로 치러지는 선거에는 무공천 원칙으로 이번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진보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하는 경우는 강 당선인이 처음이다.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는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임정엽·김광종·안해욱·김호서 등 6명의 후보가 출마, 6대 1의 경쟁을 뚫고 진보당 강 후보가 당선됐다.

비가 오는 가운데 치러진 전주을 투표는 전체 유권자 16만6천922명 가운데 4만4천729명이 투표를 마쳐 26.8%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너무도 뜨거운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신 전주시민 여러분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저의 당선은 개인 강성희의 승리, 진보당의 승리를 넘어서 전주시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기뻐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를 심판하고 새로운 정치를 향한 전주시민의 열망이 진보당 강성희로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정치개혁 일번지, 전주의 자존심을 세워주신 전주시민의 위대한 선택을 가슴에 새기고 진보 민주 세력의 단결로 검찰 독재에 맞서 싸워이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 당선인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인지과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진보당 대출금리인하 운동본부장, 진보당 전북도당 민생특위 위원장 등을 맡은 진보당 핵심이다.

또 지난 2003년부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어 정규직화를 끌어낸 노동조합 간부 출신으로,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임정엽, 이재명 경선·대선 선거캠프 활동... 박지원 민주당 고문지지 선언 ‘복당론’ 파문

이번 전주을 재선거는 비록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는 않았지만 강 당선인은 민주당 탈당한 무소속 임정엽 후보와 ‘양강 대결’을 줄곧 유지해왔다. 개표 초반 박빙을 예상했던 임 후보를 강 당선인은 개표 초반부터 막판까지 줄곧 7~8%P 차이를 유지하며 승리했다.

임 후보는 전통적인 민주당 소속으로 완주군수 재선을 한 지역기반도 탄탄하다. 전북도의원,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민주평화당 전라북도당 위원장을 지냈고, 2006년~2014년까지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완주군수 재선을 했다. 완주군수 시절에는 로컬푸드로 성공을 거뒀다.

또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경선대책위 자치분권본부 공동본부장,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미래경제단 단장을 지낸 인물로 ‘친이재명’ 후보다.

그만큼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민주당 탈당한 임 후보지만 ‘진보당 강성희’ 열풍은 꺾지 못했다. ‘친명’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고문이 무소속 임정엽 후보 지지 선언 이후, 무소속 후보를 민주당 고문이 지지한데 대한 ‘불공정 시비’와 ‘무소속 당선 후 복당론’이 불붙기도 했다.

임 후보는 이번 패배로 5번째 낙선을 하게됐다. 완산군수 이후 2014년 전주시장 선거, 2016년 국회의원, 2018년 도지사, 지난 21대 총선과 이번의 4.5 재선거까지 연이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경선,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활약했던 민주당 탈당 전직 완주군수 출신 임 후보지만, 결국 ‘이재명 체제’에서 호남에서 치러진 유일한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내년 총선 호남 민심의 향배로 주목받았던 4.5 전주을 재선거는 예측못했던 소수정당인 ‘진보당’의 돌풍을 확실히 보여줬다.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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