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주정부, 교통정체 완화 위해 AI 관제 신호등 설치

자카르타 주정부는 고질적인 교통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자카르타 교통국이 구글과 공조해 AI로 작동하는 신호등 20개를 도시 전역에 설치했다고 3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EurasianTV 김형호 특파원 승인 2023.07.06 11:58 | 최종 수정 2023.07.06 11:59 의견 0

[유라시안방송= 김형호 특파원]

자카르타 가똣 수브로또 도로의 차량정체 모습

이들 신호등에 사용되는 AI는 해당 지점을 통과하는 차량 숫자를 기반으로 가장 적절한 신호등 점멸 시간을 계산하고 한 신호등에서 그 다음 신호등까지 차량이 이동해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한다.

자카르타 교통국장 샤프린 리뿌또(Syafrin Liputo)는 이전엔 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점멸시간을 조정했으나 이젠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이를 자동 조절할 것이라고 지난 2일(일) 밝혔다.

샤프린은 AI가 정체된 도로를 인식해 해당 구간에 파란불을 더 길게 켜는 방식으로 이미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도로정체를 해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AI 시스템에는 자카르타 주정부가 운영하는 트랜스자카르타 소속 버스 등 공공 교통차량들을 식별하여 교차로에서 그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AI 관제 교통신호등은 서부 자카르타의 끼아이 따빠(Jl. Kyai Tapa)와 다안 모곳(Jl. DaanMogot), 남부 자카르타의 가똣 수브로또(Jl. Gatot Subroto)와 라수나 사이드(Jl. Rasuna Said) 교차로, 중부 자카르타의 스넨 거리(Jl. Senen), 뀌땅(Kwitang) 교차로 등 자카르타 전역 여러 곳에 이미 설치됐다.

샤프린은 올해 안에 AI 관제 신호등을 40군데 교차로에 추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AI 관제 신호등은 자카르타의 심각한 교통정체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주정부가 강력히 밀고 있는 전략 정책 중 하나다.

경찰 측은 자카르타에만 2,200만 대 이상의 차량들이 등록되어 있고 이와 별도로 주변 위성도시에서 출퇴근을 위해 수백만 대의 차량들이 출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로케이션 테크롤로지 기업 톰톰(TomTom)은 2017년에 이미 인도네시아를 세계에서 가장 정체가 심한 네 번째 나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2021년 이동제한이 걸리면서 교통정체도 자동적으로 개선되어 인도네시아의 교통정체는 세계 46위로 잠시 호전되기도 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저물면서 자카르타의 교통체증은 2022년 톰톰 조사 결과 세계 29위로 대폭 악화됐다.

헤루 부디 하르또노 자카르타 주지사 직무대행은 정체의 주범이라며 시내 32개 유턴포인트를 폐쇄했다. 그는 민간기업들에게 직원들의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와 오전 10시로 이원화하여 출근길 교통혼잡을 줄이자는 방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정책 모두 시민들의 큰 반발과 불편을 낳았다.

투쟁민주당 소속 주정부 자문위원인 금봉 와르소노(Gembong Warsono)도 그런 방편으로는 자카르타의 교통정체가 개선되지 않는다며 해당 계획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AI 관제 신호등에 대해서도 추가 설치에 앞서 이미 설치한 신호등이 과연 교통정체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설치 전과 설치 후를 먼저 비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설치 또는 폐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분석결과는 대중과 공유해야 하며 만약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관련 기관들과 더욱 긴밀히 협조해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또 다른 혁신적 방안들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AI 관제 신호등 같은 것들은 사실 대증치료와 같은 임시 방편에 불과하며 수도권의 고질적 교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카르타와 위성도시들 사이의 공공교통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분석가들은 시민들이 개인 차량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기 위해 주정부가 전자식 도로사용료 부과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시내 주차료를 더욱 비싸게 책정하는 등 보다 강력한 정책들을 시행해야 한다고 종용한다.

공공교통시스템 확충이란 측면에서 헤루 직무대행은 버스웨이로 알려진 트랜스자카르타의 운행 루트를 서부 자바의 데뽁, 보고르및 반뜬주 땅그랑의 수카르노-하따 국제공항을 포함한 위성도시의 여러 지점까지 확장한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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