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경제 특집]]"잼보리 가면 2030엑스포도 갈까요"

2023년 제25회 세계 잼보리 대회 주제 "Draw your Dream 네 꿈을 펼쳐라"...

정 원 승인 2023.08.15 09:09 | 최종 수정 2023.08.19 11:19 의견 0
2023년 제25회 세계 스카우트잼보리 대회/ 한국 공식홈페이지 캡처

'2023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보리'가 한창인 5일 오전,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조기 철수' 한답니다.

"하필 영국입니까..."

스카우트 세계 야영대회가 1920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다지요, '잼보리Jamboree'라는 '명칭'도 스카우트 운동의 창시자인 영국의 로버트 베이든 파월 경이 탄생시킨 이름이지요. 파월 경의 유쾌하고 즐거운 성격을 반영한 명칭이라지요...

한국은 '원조'를 좋아하잖아요. 잼보리의 원조가 '조기 철수'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뭘까요?

참가국 158개국 중 가장 많은 청소년을 파견한 국가가 영국인데요. 제일 많은 인원 4500여명에다 참가자들 나이 보통 14∼18세, 감수성 민감성호르몬 뿜뿜, 질풍노도의 시절이기도 하구요. 이때 DNA에 '새겨진 기억들' 평생을 간다지요.

"버스 20~30대 정도로 움직이는데 기본적으로 한번 움직일 때 1000∼1200명이 이동할 것" "서울 용산의 한 호텔로 확정" "5일 오전 9시에 (행사장을) 출발해서 낮 12시쯤 호텔에 도착할 예정이고...이동은 사흘에 걸쳐 이뤄질 것" "서울에서 체류하며 문화체험 등을 계속 하다가 오는 13일 귀국 예정"

역시 잼보리의 '원조'답게 떠나는 방법, 시간, 장소들이 아주 구체적이고 디테일합니다. 오랫동안 많은 생각들이 있었나봅니다.

영국 현지 언론들(BBC방송은 현지시간 4일)은 한국 새만금에서의 '조기 철수' 뉴스를 전하면서 이곳으로 딸(16)을 보낸 잉글랜드 동북부 출신 여성 A씨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는데, 그는 "딸에게 좋은 인생의 경험이 돼야 했었는데 서바이벌 미션으로 변했다. 딸도 더우리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을 것"이라며 샤워장과 화장실에 쓰레기와 머리카락 등이 떠다니고 배수구가 막혀 "끔찍했다"는 딸의 말을 전하며 딸이 '조기 철수'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부모들도 "'병원이 꽉 차 밖에서 진료를 받아 했다'는 말을 들었다"거나 "상황이 너무 안 좋아 딸을 귀국시켰다"면서 자신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자녀의 안녕이랍니다.

사실 '잼보리 정신'은 국가, 다른 피부색 민족, 종교 이념, 언어 문화를 초월해 '함께 살아가는 법, 친구가 돼 서로 존중, 이해, 세계평화와 국제협력의 기반을 다지면서 청소년 스카우트 자기자신 꿈과 미래를 설계하고 또 서로 공유하자는 행사이지요.

잼보리Jamboree라는 말도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이지요. 특히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개최된 대회라 소통 협력의 기회, 자연 친밀, 다양한 도전과 모험, 개척정신과 호연지기를 기른다는 '잼보리 정신'과 딱 맞습니다.

또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건강, 균형있는 성장, 자신의 꿈과 미래를 그리고 공유하는 행사, 정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대회입니다. 이번 2023년 제25회 세계 잼보리 대회 주제도 "Draw your Dream 네 꿈을 펼쳐라"입니다.

그런데 '조기 철수'한답니다. 지구인들이, 세계인들이 보시기에 잼보리 정신에서 많아 벗어났나봅니다.

하지만 잼보리 원조, 영국의 '철수 전략'은 참으로 부드럽고 합리적입니다.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새만금에 있는 잼보리 현장을 떠나 서울에 있는 호텔로 이동할 예정"이라 발표한 내용은 "(철수 결정이) 일부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한국 당국과 함께 여전히 한국에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에서 잼버리 경험을 계속할 것"으로 이어집니다. 즉 '영국은 잼보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명분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 영국연맹은 "우리가 가장 많은 파견 규모이기에, 우리의 바람은 이것(철수 결정)이 전체적인 현장(야영장)의 압박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고 철수 이유를 설명합니다.

남은 일정이 많은 잼보리 행사에 동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중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졸렬하게 '남 탓'하지 않고 '남 걱정' 먼저하고 있습니다. '잼보리 정신'과 '태도'가 어긋나지 않는 대목입니다.

사실 새만금 잼보리는 시작 첫날(1일)부터 연일 폭염이 이어져 온열질환자 하루 100~400명씩 속출했습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국 스카우트 그리고 관련 한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보리 대회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장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잼보리조직위는 지난 4일 BBC 방송을 통해 영국 측이 새만금에서 철수한다는 보도를 접한 직후에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영국 철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황 파악 중'이라는 의례적 답변뿐이었지요.

영국 측이 성명까지 발표한 사안임을 감안하면 전화 통화로도 파악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영국 측이 철수 의사를 보였을 때, 잼보리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잔류 설득을 왜 못했을까요?

잼보리조직위 관계자는 "...영국 측의 '공식적인 퇴영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네요. 새만금잼보리조직위원회는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같습니다. 얻어터지면서 또 이런 소릴 들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내로남불 문화에 충실했을 뿐이다"

필자는 대한민국 사람이면서 부산시민입니다. 부산에서는 '2030부산월드엑스포'라는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잼보리'로부터 부정적 영향권에 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윤석렬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님이 2030월드엑스포 부산 개최를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여하튼 다른 건 몰라도 이번 잼보리 원조로부터 '출구 전략'은 배워둘 만합니다.

'소통과 순환'은 생명유지의 기본원리로 알려져있습니다. 2030엑스포유치에 대한 시민과의 소통과 그 열정이 제대로 순환되고 있는지 짚어볼 시간입니다. "부산이즈레디?"

저작권자 ⓒ Eurasia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