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한 알의 세계... @정하룡 작가


[메가시티뉴스 정하룡 칼럼니스트] "3차 세계대전에서 무슨 무기로 싸울 지 모르겠지만, 4차 대전은 몽둥이와 돌로 싸우게 될 것이다."

돈 드릴로의 소설, '침묵The Silence'의 첫문장은 아인슈타인이 한 말로 시작합니다.


미얀마(현지시간 28일)에서 발생한 규모7.7 강진으로 그 다음날, 사망자 수가 1600명대로 급증했습니다. 여기로부터 1000㎞가량 떨어진 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근처에 건설 중이던 30층 높이 빌딩이 무너지고 사람이 숨지고 실종됐답니다.

2020년 코로나팬데믹이 엊그제 일 같고, 29일 현재 싸워스코리아의 산불은 아직 꺼지지 않고 있지요. 2025을산년 초 미국의 'LA 산불' 때는 남의 집 불구경하듯 했지요. 몇달 전이지만 2024갑진년 그믐달에 동아시아를 에워싼 지진대과 화산들이 폭발했습니다.

작위문명도 자연에 동조해 싸워스코리아 친위쿠데타 여진이 몇달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3차대전 아닐까요?


물론 '침묵'에서는 '통신 마비'라는 인류 첨단 문명의 실수(?)에 대해 인간의 '혼돈된 반응'을 소설화한 것이지요. '전자 기기가 내뿜는 화이트 노이즈' '전파 노출에 의한 이상한 질병과 역병' '사이버 테러와 해킹, 디지털의 계획된 오류' '사회적 신뢰자산 붕괴' '청소년 자살율과 마약 중독, 과음에 의한 간질환 등 절망사 급증'...

언제부턴가 우리는 뚜렷하고 분명한 '핵전쟁'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됐습니다. 보이는 적은 이제 '공포의 대상'이 아닙니다. 언제 들이 닥칠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보이지도 않고, 막연한 적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더 큽니다.

와룡 도사의 뇌피셜이지만, 지금 지구촌은 이전의 어느 세계대전보다 더 두렵고 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듯합니다.


30일 피트 헤그세스 워메리카 국방장관이 이시바 니뽕 총리와 크게 악수를 하는 장면이 지구촌 정가의 토픽이 됐습니다.

니뽕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가 매우 중요할 것'이고, 워메리카 퍼스트도 '중국의 군사적 침략을 억제'하는 데 꼭 필요하겠지... 여기까진 그들이 '맞잡은 손'의 의미를 누구나 짐작할 겁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새겨진 의미는 알 수 없지요.

가령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안쪽 팔뚝에 새겨진 아랍어 '카피르'는 '이교도'를 뜻하는데 이슬람권은 이를 모욕적 표현으로 받아들입니다. 게다가 헤그세스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그의 몸에 10개 이상의 기독교 극단주의를 상징하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네요.

라틴어 '데우스 불트(Deus Vult·하나님의 뜻)'는 11세기 십자군전쟁 슬로건으로 사용됐고, 기독교 세력이 성지를 탈환하겠다는 역사적 맥락도 담긴 문자입니다.

음모론자가 아니지만, 와룡도사도 헤그세스가 왜 카피르와 데우스 불트를 나란히 몸에 새기고 다닐까?라는 하찮은 의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같은날 30일, 워메리카 퍼스트 트럼프는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도력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매우 화가 났다...전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캤답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루시의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과도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젤렌스키를 사실상 축출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고 AFP통신이 분석 보도를 했습니다.

또 트럼프는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향해 "이란이 미국과 핵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의 폭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 2기 방위전략을 담은 9쪽짜리 비밀 지침서에는 "인력·자원의 제약 탓에 다른 전역(theaters)에서는 위험을 감수하겠다"며 '중국 아닌 러시아와 북한, 이란의 위협에는 해당 지역 동맹국들이 억제 책임을 맡도록 압박할 것'이라 적혔다네요.


이런 맥락에서 2025을사년 지구촌 현실은 '침묵'보다 '비명'에 가깝습니다. 조선말 일본제국주의 침략의 시기 데자뷰현상도 자주 나타납니다. 이 전쟁의 첨병에 'AI'가 서있고, 인류는 기술패권 세계대전의 한 복판을 건너고 있는 형국입니다.

특히 싸워스코리아는 나의 가족과 친구, 이웃마저도 과거 어떤 전쟁처럼 '적'으로 단죄되고, 누가 언제 '적'으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극단의 진영을 형성해 '좀비'처럼 나대고, 산불은 정체불명에 음모된 것이라며, 누구도 무엇으로도 책임지지 않은 내로남불의 오염된 세계로 가라앉는 듯합니다. 모두 자기만의 참호 속에서 세상을 향해 눈알만 굴리고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타의에 의한 근대화를 묵묵 침묵하고, 압축 고도 성장의 산업화 과정에서 소수독재독점을 묵묵 묵인하고... 디지털로의 전환기에 수구 카르텔의 성장그래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는데... 싸워스코리아 리버럴 세력은 또 그러려니, 또 어쩔 수 없다며 묵묵 묵과하는 인과응보의 길을 택한 것은 아닌지... 참으로 걱정되는 나날입니다.

그러기에 이 전쟁을 겪고 난 이후의 우리는 몽둥이와 돌로 싸울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역사'를 헤아리며, 오지도 않을 '미래'를 기다리며, 오늘을 양보하자는 개풀 뜯는 소리에 부디 속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