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뉴스 정하룡 발행인]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위기론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부산시장 후보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선을 유지하고 있고, 민주당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을 앞서고 있지만 지방선거 지지 정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큰 차이가 없는 모양세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지방선거 압승을 위해서는 유력 인사들이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도 다수의 참모들이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내년 지방선거 지지 후보 민주당 38.5% 국민의힘 36.8%
민주당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벼르고 있으나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8일~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무선 100%, AR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민주당 41.5%, 국민의힘 29.0%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 물어본 결과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8.5%,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6.8%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1.7%p 높았으나 오차범위내였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전화면접 조사(무선 10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 국민의힘 26%로 격차가 컸다.
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정당을 지지할 것인지 묻자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0%,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41%로 집계됐다.
오세훈 대항마 김민석·강훈식·박홍근·박주민·홍익표 난무
대권 후보 오세훈 vs 김민석, 미리 보는 대선
내년 지방선거 최대 관심 지역은 서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직인 오세훈 시장의 3연임 도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안철수, 나경원, 배현진 의원 등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최근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오 시장의 서울시당 장악력이 여전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다른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오 시장의 대항마로 여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4선의 박홍근·서영교 의원과 3선의 박주민·전현희 의원이 대표적이다. 또, 홍익표 전 의원과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박주민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박 의원은 경향신문에 "서울을 대한민국 미래를 이끄는 '맏이 도시'로 만들겠다"며 "서울을 바꾸는 진짜 일꾼에는 누구보다도 제가 적합하기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선거 준비를 위한 조직 만들기도 분주하다. 전현희 의원은 얼마 전 국회에서 '글로벌 K-서울 도시정책 포럼' 발족식을 열었고, 홍익표 전 의원도 최근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도시와 미래' 포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모두 지방선거에 대비해 지지자를 모으고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싱크탱크다.
다만 여권 내에서는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만으로는 오 시장을 이기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에서 누가 나서더라도 오 시장과 가상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는 인사가 없다는 게 현재 상황이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차출해야 한단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온다.
특히 김 총리의 경우 서울시장 차출설뿐만 아니라 내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설도 제기되고 있다. 통상 서울시장은 잠재적 대권 후보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김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오 시장과 미리 보는 대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도, 김동연 연임 도전…추·나 대전 성사되나?
경기지사는 현역 김동연 지사가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김병주 최고위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6선 추미애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한준호 최고위원과 김태년·박상혁·염태영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과 박광온 전 의원 등도 출마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더팩트 경기본부가 조원씨앤아이·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지사 지지율 여론조사(무선 100% 전화면접, 95% 신뢰수준 ±3.1%p)에서 김 지사가 20.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추미애 국회의원 13.0%, 한준호 7.7%, 김병주 3.6%, 이언주 2.3%, 염태영 국회의원 1.4% 등의 순이었다.
추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각을 세우며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며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다.
특히 내란사태 정리를 위한 해결사 또는 돌격대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추 의원은 지난 8월 법사위원장에 선출되면서 "언론·검찰·사법 개혁 완수는 국민의 명령"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그는 검찰청 폐쇄, 조희대 대법관 인사청문회 등 내란사태 정리 작업 선두에 서 있다. 최근에는 오히려 대통령실보다 너무 앞서간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와 맞붙어 패했던 김은혜 의원과 원유철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추미애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나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에서 5선을 한 사람이 갑자기 경기도지사 출마를 한다는 것은 경기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추나대전 운운하면서 저를 경기도지사 출마군에 언급하는 것은 국회 법사위를 희화화 하는 것"이라면서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부산시장, 박형준 맞상대 전재수 장관 여론조사 우세
부산시장 자리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부산시장이 3선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김도읍 의원과 서병수 전 부산시장, 조경태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민주당에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 최인호 전 의원, 박재호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이 전 위원장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총선 때 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영입 인사로 총선에 출마했던 그는 지난 1일 "인공지능(AI) 디지털 밸리 조성을 내세워 부산을 해양·조선·국방 AI 세계 1위 도시로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여권에서 가장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는 전재수 장관이다.
해수부 장관으로서 연내 해수부 이전을 마무리한다면 박 시장과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전 장관이 박 시장과 차기 부산시장 적합도를 두고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9월 25일부터 26일까지 부산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70%)와 유선 RDD(30%)를 이용한 ARS 조사를 실시한 결과(95% 신뢰수준에서 ±3.1%p) 차기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전재수 장관은 46.6%를 얻었고, 박형준 시장은 38.4%에 그쳤다.
대통령실 참모들, 대거 출마 가능성
이번 지방선거에는 서울시장 차출론의 중심에 있는 강훈식 비서실장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참모들도 대거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먼저 우상호 정무수석은 강원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장에는 성남 분당 재선 의원 출신인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울산시장에는 이선호 대통령실 자치발전비서관이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통령의 입'이자 최측근인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계양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제1부속실장에서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긴 데는 소통 강화의 목적이 크지만 얼굴을 알리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전성환 경청통합수석, 배진교 국민경청비서관 등도 지방선거 차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지방선거 여당 압승 빨간불…여당 안심지역 호남·세종·제주"
내년 재보궐선거 '미니 총선'…역대 최다 15석 넘길수도
정치 전문가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1일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와 10월 정국진단에서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와 민주노동당의 권영국 후보를 현 여권 세력으로 보고,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를 야권으로 봐서 대선 결과가 팽팽했다"며 "단순 합으로 비교하면 17개 시도 중 10곳에서 야권이 우세했는데 서울의 경우 이재명 46.75%, 권영국 후보가 1.26%로 48.01%였고, 김문수 후보가 41% 이상, 이준석 후보가 9.86%를 받아 합이 51.09%로 오히려 보수가 높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야권 연대 움직임을 전제로 민주당이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은 제주, 전·남북, 광주, 세종 등 5군데"라고 분석했다.
차재원 교수도 "만약 이번에 개혁신당에서 유승민 의원을 지지하면서 유승민 카드를 경기에 내고 서울시장에 오세훈을 내는 식의 쌍두마차를 끄는 발상을 국민의힘 강경 지지층이 용인한다면 야당 바람이 불 수 있다. 오세훈과 유승민은 중도적 가치를 표방하는 사람이고, 두 사람이 가장 힘 있는 광역단체의 투톱으로 나온다면 나머지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며 "충청도 같은 경우도 5% 이내로 엎치락뒤치락 할 텐데 수도권에서 바람이 불면 충청도는 넘어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역대 최다였던 2014년 7·30재보궐선거의 15석을 넘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보궐선거가 확정된 곳은 이재명 대통령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지역구인 충남 아산을 2곳이다. 추가로 7곳은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이며 3곳은 대법원 재판만 남았다. 경기 안산갑 양문석 의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경기 평택을 이병진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재산 누락 신고)로 벌금 700만 원, 부동산실명거래법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신영대 의원은 총선 선거캠프의 전직 사무장이 당내 경선에서 여론조사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현역 의원들이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확정돼 사퇴하면서 보궐 의석이 더해질 수 있다.
민주당에선 6~10석가량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는 서울 인천 부산 충남 충북 대전 등에 현역 의원들이 당내 경선에 뛰어들어 본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민주당 현역 시도지사 지역인 경기 광주 전남 전북 등에도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선 2~4석가량 나올 수 있다. 현재 공석인 대구시장에 현역 의원들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경기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도 경선에 뛰어들 전망이다. 국민의힘 현역 시도지사 지역 중에는 부산 충북 경북에서 현역 의원들이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거론된다.
<기사에 거론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