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핵폐수 5.5t 실수 누출, 방사성 물질 220억 베크렐 추정..

설 앞두고 핵폐수 밸브 오픈, "'의도된 실수' 아니냐...?" 세슘·스트론튬 포함...
이달 말 후쿠시마 오염수 4차 방류 시작..잇따른 사고에 불안감 증폭
한국정부 "현재까지 위험 요소 없어" "일본산 농림수산물·식품 수입 6800억 증가... "

강 산 승인 2024.02.09 06:10 | 최종 수정 2024.02.17 18:42 의견 0
부산 앞바다/ 정하룡 작가


[메가시티뉴스 강 산 기자]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세슘 및 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 약 5.5t이 누출됐다. 점검 과정에 밸브가 실수로 열려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가 배기구로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4차 방류를 앞둔 시점에 누출 사고가 발생해 방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 정화장치서 누출.. 세슘·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 220억 베크렐 포함 추정

일본 도쿄전력이 7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오염수 정화 장치에서 오염수 5.5t이 누출됐다고 발표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9시쯤 원전 내 고온 소각로 건물 외벽에 있는 배기구에서 오염수가 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배기구는 오염수 정화 장치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건물 밖으로 빼내는 구멍이다. 사고 당시 정화 장치는 정지 중이었으며 점검 준비를 위해 배관에 일반 물을 흘려 넣어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닫혔어야 할 밸브가 실수로 열려 배관에 남은 오염수와 세정용 물이 섞여 배기구로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유출된 오염수에 세슘과 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 220억 베크렐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누출된 물 대부분은 토양으로 스며든 것으로 보이지만 인근 배수로를 모니터링한 결과 방사능 수치 변화는 크지 않았다고 도쿄전력은 덧붙였다.

도쿄전력은 그러나 오염수가 유출된 지역을 출입금지 구역으로 만들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은 지난 2011년 규모 9.0의 지진과 쓰나미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지금도 원전 탱크에 저장돼 있는 원자로 건물의 핵연료를 냉각시키면서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엄청난 양의 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염수 정화 장치는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나 스트론튬을 제거하는 설비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오염수를 이 정화 장치에 우선 통과시킨 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도쿄전력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도쿄전력의 하청업체 직원 2명이 방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ALPS 배관을 청소하던 중 호스가 빠지면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를 뒤집어썼다. 같은 해 12월에는 제1원전 2호기 폐로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20대 남성 직원이 방사성 물질로 안면 부위가 오염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달 말 후쿠시마 오염수 4차 방류 시작.. 정부 "현재까지 위험 요소 없어"

잇따른 안전사고에 누출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이달 말 예정된 4차 방류의 안정성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일본 국내는 물론 이웃국가 및 태평양 지역 정부와 지역사회, 환경단체, 비정부기구(NGO) 및 반핵 운동 등의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기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에 걸쳐 3차 방류까지 진행했으며, 올해 초 준비를 거쳐 4월부터 본격적으로 총 7회에 걸쳐 오염수 5만4600t(톤)을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지난달 말 공개된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방일 보고서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보고된 위험 요소가 없다는 상황을 재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IAEA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방출 관련 설비는 국제적인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형태로 설치·운용되고 있으며, 방출로 인한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는 지난해 7월 포괄보고서의 결론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또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정기적으로 주변 해역에서 해수와 어류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하는 것을 두고 "국제사회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IAEA의 조사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5일 브리핑에서 IAEA가 발표한 ▲오염수 확증 모니터링 보고서 ▲해양환경 확증 모니터링 보고서 ▲IAEA 모니터링 TF 방일 미션 보고서 등 3건의 보고서 내용을 설명했다.

박 차장은 '오염수 확증 모니터링 보고서'에 대해 "IAEA는 분석 결과 실험실별 분석 결과들이 99.7%의 신뢰 수준에서 일치함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이를 바탕으로 도쿄전력의 측정 정확도와 기술적 역량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해양환경 확증 모니터링 보고서' 내용에 관해서도 "IAEA는 일본 분석기관의 분석 값이 신뢰할 만한 수준이며 이 기관들이 높은 수준의 분석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박 차장은 "IAEA는 향후에도 후쿠시마 인근 해역의 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우리 정부도 IAEA 확증 모니터링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오염수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IAEA는 또 한국 등 11개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모니터링 TF'를 운영하며 도쿄전력의 기술적 안정성,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규제 활동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박 차장은 IAEA 모니터링 TF가 지난해 10월24~27일 도쿄전력, 경제산업성, 원자력규제위원회 측과 만나고 후쿠시마 제1원전 방류시설을 시찰한 결과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TF는 '방류 안전성 감시를 위한 규제 기반이 잘 마련돼 있고, 방류설비도 실시계획과 안전기준에 부합하게 설치·운영되는 등 국제기구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오염수 논란에도 일본산 농림수산물·식품 수입 6800억 증가.. 어패류는 큰폭 감소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에 따른 위험성 논란에도 지난해 한국이 일본에서 농림수산물·식품을 수입한 나라 중 가장 높은 수입액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일본 농림수산성의 2023년 농림수산물·식품 수출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이들 품목 수출액은 761억엔(약 678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이에 따라 중국(2376억엔)과 홍콩(2365억엔), 미국(2062억엔), 대만(1532억엔) 이어 다섯 번째 일본의 농림수산물·식품 수출국이 됐다.

증감률로 보면 한국이 전년 대비 14.1% 증가해 수출 상위 10개국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특히 일본의 지난해 농림수산물·식품 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2.9% 증가한 1조4547억엔(13조1500억원)으로 11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촉발된 일본산 수산물을 두고 유해성 논란에도 수산물 수출액이 2022년 3873억엔(3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901억엔(3조5200억원)으로 다소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다만, 일본 어패류의 국내 수입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28일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 어패류 수입액은 1억5,191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2.8% 감소한 수준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듬해인 2012년(-33.3%)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해당 금액은 활어와 냉장·냉동 어류, 갑각류, 연체동물 수입액을 모두 합한 수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27.5% 급감했던 일본 어패류의 국내 수입액은 2012년과 2013년(-7.1%)에 이어 2014년(-4.4%)까지 계속 줄었다. 이후 증감을 거듭하던 수입 규모는 2021년 반등하며 31.2% 급증했다. 2022년에도 12.2% 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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