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홍 부산교육감 대행이 5일 오전 부산교육청학력개발원에서 출마선언을 했다.[사진=최윤홍 제공]


[메가시티뉴스 강 산 기자] 최윤홍 부산교육감 예비후보가 5일 오전 11시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광역시교육청학력개발원 마당에서 '35년 교육정책 전문가, 변함없는 부산교육'을 기치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12일 대법원이 하윤수 전 교육감에 대한 당선무효형을 확정하자 권한대행을 맡아온 최윤홍 전 부교육감은 신학기 준비 등을 이유로 미뤄온 사임을 지난달 28일 오후 늦게 마무리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보수 성향인 최윤홍 예비후보의 뒤늦은 출마선언은 전날 보수후보 4명의 정책발표에 이어진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참여가 거절되는 등 첫걸음부터 '장애물'을 만나고 있다. 다만 하 전 교육감을 지원해온 조직들이 일정 부분 결함하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일관성있는 정책 마무리를 내건 최 후보의 선거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단일화를 추진 중인 통합추진위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가운데 단일화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막판 단일화 합의를 추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특히 독자노선을 고수해온 황욱 예비후보가 6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단일화를 제안하겠다고 밝혀 중도보수성향 후보 6명이 모두 참여하는 '보수대통합'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다음은 최윤홍 예비후보의 출마선언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산광역시교육청 부교육감으로서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았던 최윤홍입니다. 저는 이번에 치러지는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하고자 부교육감직을 사직하고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 부산교육은 2022년 전임 교육감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수년 동안 특정 이념의 틀에 갇혀 많은 혼란을 겪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학교는 학생들의 학력과 인성을 길러야 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력 깜깜이 교육과 하향 평준화 교육으로 학생들의 경쟁력은 추락했고, 인성 교육 소홀과 교권의 추락으로 학교 현장은 갈등과 반목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전임 교육감께서 취임하셔서 이러한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학력신장과 인성교육 강화라는 학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교육 정책을 펼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많은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전임 교육감께서 중도 하차하게 됨으로써, 제자리를 찾아가던 부산교육에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많은 분들이 부산교육의 미래를 걱정하고 계십니다.

이에 저는 전임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많은 부산시민과 교육 가족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합니다.

부교육감이라는 안정적인 위치에 안주할 수도 있겠으나, 이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그동안 펼쳐 온 주요 정책을 기획하고 실천하고 관리한 전문가로서 그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타 후보들처럼 일치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출마 준비를 하고 싶었지만, 교육감 권한대행으로서 부산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새 학년 준비를 마무리한 지금에서야 출마 선언을 하게 되었음을 양해 바랍니다.

부산교육의 방향과 주요 교육 정책들이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 마당에, 교육감이 바뀜으로써 1~2년 만에 교육 방향과 정책을 갈아엎는 불행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산시민과 교육가족 여러분과 더불어 부산교육에 희망과 활기를 불어넣고, 부산을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이러한 포부를 전임 교육감을 도와 꿈이 아닌 현실로 이미 하나하나씩 실현시켜 왔습니다. 우선 부산형 학력 신장을 위하여 학력개발원을 개원하고, 학력 진단과 보정시스템 구축, 위캔두학교 및 인성영수캠프 운영 등 다양한 학력 신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발 인성교육 및 건강증진 프로그램인 아침체인지를 실시하여 타 시도교육청의 본보기가 되었고, 학생들의 지적능력 제고와 정서 함양을 위한 독서체인지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교육복지에도 힘을 기울여 전국 최고 수준의 부산형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와 특수교육 및 대안교육 여건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아울러 디지털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교재 및 소프트웨어‧AI 개발‧보급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서 부산항공고, K-POP 스쿨, 부산해군과학기술고, 전력반도체마이스터고 등을 개교하였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학교 안전망 구축을 위하여 안전한 등굣길을 확보하고, 각종 안전사고와 사이버 범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선생님들이 행정업무의 부담을 덜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행정지원본부를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연수를 체계적으로 정비하였습니다.

위와 같이 지난 2년여 동안 우리 교육청과 학교 현장, 그리고 교육가족 모두는 학생들의 성장과 부산교육의 도약을 위하여 눈코 뜰 새 없이 달려왔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우리 교육청은 교육부 주관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전국 시도 교육청 청렴도 평가에서도 2년 모두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등에서도 이미 우수한 실적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여기서 만족하거나 멈출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양적 확대가 필요한 부분도 있고, 내실화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책을 조기에 발굴하여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에 저는 전임 교육감의 정책 기조를 이어받아 다음과 같이 부산교육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공교육을 더욱 고도화함으로써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시키겠습니다.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며,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면서 상향 평준화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이미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학력 지원 프로그램을 수준별 맞춤형으로 개선하고, 좀 더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겠습니다.

둘째,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건강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을 길러내는 것 또한 교육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부산교육청에서는 그동안 인성교육과 건강교육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독서체인지, 아침체인지, 스포츠 활동, 동아리 활동, 각종 예술 체험 활동 등 학생들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개발하여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실태 점검과 평가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지역 사회와 미래 사회에 특화된 교육을 확대하여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지역 사회와 미래 사회의 요구가 무엇인지 전문 연구팀을 구성하여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전공이나 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지역사회 및 교육가족과 협력하여 학교나 전공을 신설하거나 기존 학교를 새롭게 재편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기존 인프라의 활용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부합하는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축하고, 관련 교재나 소프트웨어를 개발‧보급함으로써 디지털‧AI 시대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에 힘쓰겠습니다.

넷째, 학교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전하고 안정감을 주는 곳이어야 합니다. 등하굣길 안전 확보, 학교 내외의 유해 시설이나 위험 시설에 대한 안전조치, 학교폭력과 사이버 범죄 예방 및 대응, 전담 부서 지정, 지역 사회 협조 요청, 전문가 활용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선생님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 지원과 교원 보호 조치도 강화하겠습니다.

다섯째, 교육 복지를 확대하여 지역 간 계층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 교육 기회 균등을 실현하겠습니다.

돌봄 지원 요구가 많은 지역에 늘봄학교나 늘봄전용학교를 확대 운영하여 원하는 학생들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성을 갖춘 돌봄 인력을 확충하며,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겠습니다. 아울러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양질의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교육 소외 지역이나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소외 없는 부산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여섯째, 중요한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고, 평가하는 전 과정에 교육공동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소통하고 협력하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교육감과 각 교육 주체 간 소통을 정례화하고 유관 기관 및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공고히 함으로써, 신뢰받는 부산교육, 효율적인 부산교육, 사회적 요구와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부산교육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한때 수년간 이념틀에 갇혀 성장이 멈추었던 부산교육은 지난 2년 동안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비로소 마련하였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갈고 다듬어서 그러한 것들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물론 시대 요구에 걸맞는 새로운 교육정책의 발굴과 시행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교육감에 따라 1~2년 사이에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교육정책, 준비되지 않은 교육감으로 인해 실험대상으로 전락하는 교육현장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 정치 논리를 앞세워 득표한 후보가 교육감이 된다면 교육 현장의 혼란은 불보듯 뻔할 것입니다.

저는 교육정책 전문가로서 아이들의 교육만 보고 가겠습니다. 35년간 교육부를 비롯해 교육청, 대학 등에서 교육정책을 다룬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지역 아이들의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합니다.

그동안 추진했던 부산교육 정책이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그리고 학교 교육의 본령인 학력 신장과 인성교육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난 2년간 부산교육을 위해 헌신한 저 최윤홍에게 힘을 실어 주십시오.

빅(Big) 최윤홍, 한 아이도 놓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빅(Big) 부산교육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부산교육! 저 최윤홍이 여러분과 함께하며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끌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