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길의 그리스이야기(3)] 옥중편지와 선교편지

가볍게 만나는 그리스 이야기Μια ε?κολη ελληνικ? ιστορ?α (3)

김수길 리포터 승인 2022.08.06 09:23 | 최종 수정 2023.03.03 18:57 의견 0
천년이 두어번 지나자 초목은 여전하나 구중궁궐은 동서없이 돌맹이로 흩어졌다


그리스이야기Μια εύκολη ελληνική ιστορία (3) 옥중서신 v 선교서신

[EurasianTV 그리스 김수길 리포터] 부족한 사람이, 몸담고 있는 단체의 국제동원 책임을 맡은 적이 있다. 틈만 나면 동원가 그룹에 참석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 선교적 관점으로 성경읽기는 지금도 나의 삶과 사역에 적용하고 있다.

흩어진 조각그림을 맞추듯 사방에 널브러진 돌들과 땅 속에서 찾아낸 유물들로, 과거의 흔적을 부분적으로나마 복원하고 발굴하는 빌립보 유적지에서, 한사람의 생애를 반추한다는 것이 어리석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대 빌립보 지역 발굴 터에는, 잠시 머물다간 바울사도의 흔적이 깊은 끌로 다듬은 판화 속 그림 모양 , 이곳의 곳곳에 스며져 있다.

빌립보 교회, 바울의 전도로 강가에서 기도하던 루디아 일행과 점치던 여종, 바울과 실라가 갇혔던 감옥을 지키던 옥지기가 회개하게 되고 결국은 교회가 세워지게 된다. 태동부터 심상치 않은 일들을 겪으면서, 깊은 밤 지하 감옥에서 부른 찬송의 영롱한 열매처름 교회는 은혜 가운데 성장한다.

흔히들 바울사도의 사역을 자비량사역(tent maker)라고 말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는 제법 오랫동안 머문 고린도와 에베소 사역을 제외한 나머지는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본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쫓기듯이 새로운 사역지로 이동을 해야만 했다. 예나 지금이나 먼 여행에는 무엇보다도 먼저 돈이 필요로 했고 그리고 소모되었다. 바울 사도 역시 많은 사역비가 필요로 했을 터인데 그 여비들은 다 어디에서 생긴 것인가?

빌립보 교회는 바울사도께서 필요할 때 마다(빌 4:15.18) 그리고 옥중에서 순교 할 때 까지 사역비와 위로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빌립보서는 감옥에서 쓴 옥중서신이기도 하지만 선교사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은 간절함이 묻어있는 바울사도의 선교편지이기도 했다. 빌립보 교회의 이러한 전통은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섬김의 정신은 전승되어 안디옥의 유명한 감독이었던 이그나티우스가 로마로 죽음의 여행을 할 때 이곳 빌립보에 들러 교우들의 뜨거운 사랑과 위로를 받았다.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Ἰγνάτιος Ἀντιοχείας)는 기독교의 속사도 6인중에 한 사람이며 순교자로서 안디옥의 주교이다. 그는 안디옥에서 로마로 압송되어 가는 도중에 일곱 편의 서간을 썼다.)


이렇게 은혜로웠던 빌립보교회와 빌립보는 사도 시대에는 로마 최고의 변방이었고 전략적 요충지였으나 콘스탄틴 대제의 밀란 칙령 이후는 콘스탄티노플과 데살로니카를 이어주는 정거장 역할의 규모로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자주 발생하던 지진과 말라리아모기로부터 유인되는 전염병까지 발생케 되어 이곳에 대한 가치를 떨어트렸다.

전략적 중요성도, 기능도 상실한 이 지역은 9세기에 들어서면서, 이곳으로부터 약 10킬로 떨어진 동쪽 산비탈에다 ‘네아(새) 빌립보“ 를 만들고 주민들은 이 새 동네로 집단 이주를 하게 된다. 그 뒤 약 1000년의 세월동안,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 구 빌립보는 도시의 폐허 위로 덮여가던 흙먼지와 무심한 세월의 풍상만큼이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땅으로 남겨져 있었다.

오늘 날 설레는 가슴을 안고 수없이 찾아드는 성지 순례 객들이 볼 수 있는, 옛 빌립보지역의 원형 극장 터와 마차가 다녔다는 에그나티아 도로와 넓은 시장 터 등의 유적들은 100여 년 전부터 발굴이 시작되어 다시 역사와 세상 앞으로 나왔다. 유적지에서 그 옛날 빌립보 교회의 아름다운 정신을 말해주는 가시적인 것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성경을 통해 바라보는 빌립보는 지금도 살아서 움직이는 현장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지금은 실개천 정도로 변해 버린 루디아 세례 터이지만 변함없이 흘러내리는 물의 흘러감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흙 속에 묻혔던 유적들이 발굴되고, 복원되는 것처럼 이 땅에 다시금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싶은 것이다.

http://megacitynews.kr/ViewM.aspx?No=2438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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