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후반고리관에 생긴 이석증

● 매주 또는 격주로 연재하며, 이번 회는 관련기사에 전2회와 후2회와 [제1회]를 링크하였습니다
● 부산 수영구 소재 권우영 이비인후과 원장님이 제공해주시는 8번째 글 입니다. [편집자주]

김병연 승인 2022.12.14 02:37 | 최종 수정 2023.10.29 18:29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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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중반 할머니가 뒤로 누울 때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내원하셨습니다

어지럼증은 오래가지 않고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어지럼증이 사라지고 눕거나 일어날 때 다시 어지럼증이 생겼다고 하였습니다.

할머니의 기억으로는 오랫동안 어지러웠으나 그동안 뇌졸중으로 진단을 받아 병원에서 입원하고 계셨고, 뇌졸중이 다 나아 퇴원하자마자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내원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신경 검사와 문진에 뇌졸중 외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뇌졸중이 있어도 걷는 데는 지장이 없고 아무런 후유증이 없이 잘 치료되어 나으신 분이셨습니다.

비디오 안진 검사 결과 왼쪽 딕스할파이크 검사에서 위로 향하는 심한 직선 안진이 나타나며 어지럼증을 호소하였습니다. 안진은 대부분 위로 향하는 직선 안진 같았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시계 반대 방향의 회전 안진이 잠깐 잠깐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이 할머니는 후반고리관이석증으로 진단되었습니다.

이석증은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이 본래의 이름인데 그 뜻을 풀이 하자면 양성이라는 말은 '이 병이 어지러워서 당장 죽을 것같이 두려움을 주나 치료하면 즉시 낫는 병'이라는 뜻이고 돌발성이라는 것은 '어지럼증이 갑자기 생겨 세상이 돌아가니 어려우나 오래 지속 안되고 몇 초에서 몇십 초 안에 저절로 괜찮아 진다'는 뜻이고

두위(머리의 위치)란 뜻은 '어떤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일어난다'는 뜻이고 현훈이란 '주위의 물체가 빙 도는 것 같이 느껴지는 어지럼증'이란 뜻입니다.

이석증은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을 찾는 환자의 가장 많은 분이 앓는 질환이며 종합병원 보다 특히 동네병원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 중의 80% 이상이 이석증이라고 생각됩니다.

후반고리관이석증은 이석증 중에서 가장 많이 생기는 이석증이며 잘 치료됩니다. 후반고리관이석증이 잘 생기는 이유는 사람이 잠을 잘 때 뒤로 누워 있으면 난형낭에서 빠져나온 이석이 가장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반고리관이 후반고리관이고 일어나서 다닐 때는 이석이 다시 후반고리관에서 난형낭으로 도로 들어갈 수 있는 가망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후반고리관이석증의 진단은 증세만으로 진단하면 오진하기가 쉽고 반드시 안진을 관찰하여야 확진할 수 있는데, 비디오 안진검사를 통하여 안진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얻어야 확실하게 진단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석증 치료는 이석치환술을 통하여 이석을 본래 있던 난형낭으로 도로 보내는 치료를 하는데 미주에서는 대부분 애플리 수기를 사용하고 유럽에서는 시몽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참고) 애플리 수기는 이석치환술의 한 종류로 환자를 앉은 자세에서 머리를 옆으로 돌리고 몸을 뒤로 눕혀 머리의 위치를 여러번 변동하여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시몽법은 역시 이석치환술로서 고개를 반대쪽으로 하여, 병변쪽으로 눕히고, 병변 반대 쪽으로 엎드리게하여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애플리 수기를 사용하여 후반고리관이석증을 치료합니다.

목의 뼈나 근육에 병변이 있어 목이 잘 젖혀지지 않아 목이 경직된 분이나 허리 통증 환자에서는 시몽법을 사용합니다.

골반이나 등에 병변이 있는 환자나 비만으로 움직임이 제한된 사람은 시몽법 시행이 어려우므로 이때는 간스 수기를 사용합니다. (참고) 간스 수기는 잘쓰지 않는 치료법이므로 설명을 생략합니다.

후반고리관이석증은 이석치환술로 치료하면 한번 치료에 거의 90~95%가 나을 수 있으나 위의 할머니같이 연세가 많거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은 이석이 제자리에 들어가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다시 빠져 그다음 날 다시 이석치환술을 하여 이석증을 치료하기도 합니다. 또 치료 후에 자세를 유지하지 못한 경우에도 다시 빠져서 그다음 날이나 며칠 후 다시 이석치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치료 후에 전정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환자에게 혹시 남아 있을 약한 어지럼증을 경감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치료 후에 환자의 자세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으나 자세를 제한하는 것이 환자에게는 조금 불편은 하나 재발이나 이석이 다른 곳으로 빠져들어 갈 수 있는 확률을 줄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후반고리관이석증은 베개를 높이 베개하고 똑바로 자게 하는 것을 권하며 자기 전까지는 눕지 말고 앉아 있는 것을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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